송자 장관 사외이사 재직시 "16억대 부도덕 주식차익"

  • 입력 2000년 8월 23일 19시 20분


송자(宋梓)교육부 장관이 98년부터 2년간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일하면서 회사 돈으로 실권주를 인수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참여연대는 23일 삼성전자 이사회 의사록과 임원소유주식변동 보고서를 입수해 조사한 결과 송장관이 회사에서 융자받은 돈으로 주식을 산 뒤 일부를 되팔아 융자금을 갚는 방식으로 자신의 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삼성전자 주식 3000주를 확보한 일도 있다고 밝혔다.

98년3월 사외이사로 선임된 송장관은 98, 99년에 삼성전자가 실시한 4차례의 유상증자에서 실권주 7000주를 인수하고 605주를 유상증자 받았으며 이중 2000주를 매각해 현재 5605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22일 종가 32만3000원을 기준으로 할 때 주식 평가액 18억원, 시세차익 16억7000만원에 달한다.

특히 송장관은 98년9월26일 유상증자때 98년12월21일까지 갚는 조건으로 회사측으로부터 청약대금을 융자받아 주당 2만9300원에 5000주(총액 1억4650만원)를 인수한 뒤 같은 해 12월9일 주당 7만4000원에 2000주(1억4800만원)를 판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0주의 판매대금으로 융자금을 갚았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케 하는 대목”이라는 게 참여연대측 주장.

참여연대 이승희(李承熙) 정책부실장은 “2년 만에 18억원 규모의 재산을 확보한 송장관이 독립성을 생명으로 하는 사외이사로 일하면서 제 역할을 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송장관은 이에 대해 “사외이사도 실권주를 배분받는 한 사람이었기에 특별히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안했으며 매입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회사가 가지급금 형식으로 돈을 빌려줬다”면서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사회에 환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영아기자>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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