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실망" E메일에 예술의 전당 이사장 피소

  • 입력 2000년 7월 19일 23시 49분


바이올리니스트 배은환교수(건국대)가 음악애호가로 예술의 전당 이사장을 맡고 있는 금호그룹 박성용명예회장을 명예훼손혐의로 고소, 연주가와 음악회 주최자의 감정싸움이 법정공방으로 번지게 됐다. 배교수는 19일자로 서울지검에 합의금 9억9999만원을 청구하는 고소장에서 “6월 24일 금호그룹 산하 음악회장인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호콘서트홀에서 내 연주를 관람한 박회장이 연주가 실망스럽다며 ‘이런 연주자는 출연을 금지시키자’는 내용의 E메일을 주최측 관계자에게 발송해 이 E메일이 내게도 전달돼 음악가로서의 명예가 실추됐다”고 주장했다. 배교수는 박회장의 E메일과 자신의 주장을 7월초 그가 운영하는 홈페이지 (www.violinstory.com)에 게시한 데 이어 19일 합의금 9억9999만원을 청구하는 고소장을 검찰에 접수시켰다. 그는 자신의 연주 상황을 CD로 듣고 이를 호평한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준씨의 소감문과 실황 CD를 검찰에 증거물로 제출했다. 이에 대해 금호그룹의 관계자는 “사신(私信)으로 발송한 E메일을 자신이 스스로 온라인 상에 공개한 뒤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행위는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연주에 대한 의견을 연주자에게 밝히는 것은 공연 책임자의 고유 권한” 이라고 밝혔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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