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하면 가만 안둔다" 협박 잇따라­…경찰 의사등 10명 수사

  • 입력 2000년 6월 22일 01시 24분


의료계가 집단폐업하고 있는 가운데 정상적으로 진료를 했다가 동료 의사들로부터 “당장 진료를 그만두라”는 등의 협박과 방해를 받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은 정상진료를 펴는 병원에 대한 6건의 협박 및 업무방해 사례를 접수, 의사 등 관련자 10명에 대해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대구지검 공안부(부장검사 김영한·金英漢)는 21일 집단폐업에 동참하지 않은 의사들을 찾아가 진료방해를 주도한 혐의로 대구시의사회 부회장 김모씨(48), 대구 서구의사회 부회장 문모씨(43) 등 2명을 소환 조사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 등 2명은 20일 오전 대구 서구의사회 소속 의사 20여명과 함께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시립의료원을 찾아가 이 병원 의사들의 진료를 1시간 가량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충남 서천경찰서는 Y정형외과 원장 서모씨(37)가 이날 S가정의학과 원장 최모씨와 S의원 원장 김모씨 등 2명을 폭력 등의 혐의로 고소해와 수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서씨는 고소장에서 “의료시설이 부족한 지역인데다 정형외과 전문의가 나 혼자뿐이라 20일부터 병원 문을 열었는데 이들이 전화로 수차례에 걸쳐 ‘서천에서 병원을 못하게 하겠다’‘마음대로 걸어다니지 못하게 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서울 성수의원에는 21일 이 병원 양길승원장과 간호사에게 자신을 ‘개업의’라고만 밝힌 사람 등으로부터 “죽여버리겠다” “뒤집어엎겠다”며 폐업에 동조하라고 요구하거나 욕설을 퍼붓는 전화 40여통이 걸려왔다.

이날 문을 연 서울 동작구 사당의원과 경기 구리시 원진녹색병원 등에도 비슷한 내용의 협박성 전화가 수십통씩 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차지완기자·대전〓이기진기자대구〓정용균기자>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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