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대출 혐의 천존회 고문변호사 17억 빼돌려

  • 입력 2000년 6월 16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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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검 강력부(문효남·文孝男 부장검사)는 16일 신흥종교단체 ‘천존회’ 회원들과 짜고 맞보증을 서는 등의 방식으로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17억원을 대출받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변호사 강동범(姜東範·4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는 94∼98년 천존회 회원들과 맞보증을 서 은행 등에서 5억원을 빌리고 또 이들과 연대보증을 서 12억원을 빌리는 등 20여차례에 걸쳐 총 17억원을 대출받아 천존회 성전(聖殿) 건립헌금 등의 명목으로 빼돌린 혐의다.

검찰은 강씨가 천존회의 고문변호사로 활동했다고 말했다.

천존회는 교주 모행룡씨(66)가 93년 세운 종교단체. 모씨는 종말론을 내세워 신도들을 끌어들인 뒤 “2000년 1월 15일 모두 죽게되니 구제를 받으려면 헌금을 하라”고 속여 170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올 1월 검찰에 구속됐다.

검찰은 16일 현재 사기대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천존회 회원은 총 40명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천존회 신도들이 서로 맞보증 또는 연대보증을 서 전국의 은행 등 각종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액수는 현재 총 15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1500여명에 달하는 천존회 회원들이 전국의 금융기관 수백곳을 상대로 사기 대출 행각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액만 35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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