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기지 발암물질 석면 오염…"4곳 5년간 방치"

  • 입력 2000년 5월 30일 20시 19분


주한미군 기지시설 일부가 인체에 폐암을 유발하는 발암물질인 석면에 오염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미군 기관지인 성조지는 28일자에서 주한미군 군속노조가 4개 미군기지의 석면 오염시설 방치에 항의해 토머스 슈워츠 주한미군사령관과 현지 기지사령관들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미 샌프란시스코 소재 미연방노사관계청(FLRA)에 제소했다고 보도했다.

미연방공무원노조(NFFE) 제1363지부는 주한미군이 96년부터 캠프 헨리, 워커(대구), 캐롤(왜관), 하야리야(부산) 등 4개 기지의 석면 오염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했다며 15일 FLRA에 제소했다는 것. 이에 따라 미군 당국이 앞으로 2주내에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FLRA 변호사들이 다음달부터 조사를 시작한다고 성조지는 전했다.

환경전문가들은 98년 6월 주한미군과 연방환경청의 공동회의 결과 4개 기지에서 25건의 석면 오염이 확인됐으며 53건이 석면 오염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1363노조지부는 그동안 주한미군 당국과 이 문제를 놓고 단체협상을 벌여 협정을 체결했으나 미군 당국이 이를 준수하지 않아 이번에 FLRA에 제소했다. 석면은 단열재로 타일 등 건축자재로 널리 사용되지만 대기로 누출돼 사람이 흡입하면 폐암 등 치명적 질병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황유성기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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