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人여직원 "미군부대 성희롱 문제삼자 해고"

  • 입력 2000년 5월 23일 19시 38분


미군부대에서 근무해온 한국인 여직원이 미국인 상급자의 성희롱 문제를 제기해 상급자가 해고되자 그 보복으로 미군측이 자신을 부당해고했다며 최근 노동부장관에게 탄원서를 보내 파문이 일고 있다.

미8군 부산 20지원단 하야리아부대 출입등록과에 근무했던 김모씨(32·여·부산 금정구 부곡동)는 탄원서를 통해 “94년 부산 동구 범일동 미군 보급창에서 보급서기로 일하고 있을 때 직속상관인 군무원 프레즈(50)가 성희롱을 해 이를 문제삼자 프레즈가 해고됐는데 미군측이 온갖 멸시와 박해를 가하다 결국 2월 17일자로 해고시켰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당시 프레즈가 수차례 데이트를 하자고 요구했으며 거절하자 직장에 못 다니게 하겠다는 등 협박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프레즈가 해고된 뒤 미군측은 자신의 부서를 일방적으로 이동시키고 사소한 일로 견책을 주는 등 부당한 압박과 멸시를 계속했다고 김씨는 주장했다.

그후 한국인 직원을 시켜 사무실 열쇠를 뺏고 컴퓨터와 전화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스스로 그만두도록 몰아가다 결국 2월17일 불법 임시번호판 발급을 거부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돼 해고됐다는 것.

한편 ‘주한미군범죄 근절 운동본부’는 “이 사건은 미군부대 내 한국인 직원들의 인권유린실태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김씨에 대한 해고결정을 재검토하도록 요청, 25일 하야리아부대에서 소청위원회가 열린다고 밝혔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