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에 도박 빚 갚으려 강도살인…30대 2명 구속

  • 입력 2000년 4월 24일 23시 33분


경찰관들에게 진 도박 빚을 갚기 위해 30대 남자 2명이 강도살인을 저지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범인들은 살인 사건 이후에도 경찰관들과 도박을 계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지방경찰청은 지난달 22일 대전 동구 K암자에서 발생한 박모씨(72·여) 피살사건의 범인 강모(34), 성모씨(35)를 붙잡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경찰관들과 도박을 하다가 빚을 지게 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24일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견인차 운전기사인 강씨 등은 1월부터 4월 초까지 대전 대덕구 비래동 K견인차 사무실에서 충남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제2지구대 소속 최모경사(35) 등 경찰관 4명과 한국도로공사 직원 등과 어울려 카드 도박을 해오다 1500만원의 빚을 졌다. 이들은 지난달 22일 오전 3시반경 대전 동구 K암자에 들어가 요양중인 강씨의 숙부의 장모인 박씨의 입을 막고 돈을 빼앗으려다 박씨가 숨지자 그대로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범인들은 범행 후에도 최경사 등과 어울려 도박을 계속해오며 “돈을 많이 잃었으니 500만원을 돌려주지 않으면 도박한 사실을 상부에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이날 강씨 등 2명을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하고 최경사 등 경찰관 4명과 한국도로공사 직원 권모씨(34) 등 6명에 대해서는 상습도박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벌인 도박판 규모에 대해서는 범인과 경찰관의 진술이 엇갈려 계속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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