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 심장부 '구멍'…KIDC 해킹당해

  • 입력 2000년 4월 23일 23시 56분


국내 인터넷 접속량의 40%를 차지하는 한국인터넷데이터센터(KIDC·서울 강남구 논현동 261의 1) 내에 위치한 인터넷기업들의 서버가 집단적으로 해킹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KIDC는 다음 야후 라이코스 등 인터넷기업과 신문 TV방송, 사이버주식거래를 위한 국내 증권사 등 700여개 기업의 서버 3000여대가 보관된 국내 인터넷산업의 심장부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3일 새벽 정체불명의 해커가 KIDC를 공격해 5층에 서버를 맡긴 골드뱅크 SK그룹 꾸제닷컴 등 수십개 인터넷기업의 데이터를 손상시키는 피해를 입혔다.

해킹을 당한 기업 중에는 ‘흔적’만 남은 가벼운 피해를 본 곳도 있지만 고객자료나 홈페이지 운영에 필요한 주요 파일을 손상당하는 심각한 피해를 본 기업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기업의 한 관계자는 “수십개의 서버가 죽었는데도 해킹사고가 있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를 당한 서버의 로그파일을 분석한 결과 해커는 미국 일리노이대 서버를 이용해 침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현재 외국 해커가 개입했을 가능성과 국내 해커가 일리노이대 서버를 통해 우회했을 가능성에 모두 비중을 두고 있다.

한편 KIDC 김진석센터장은 23일 밤 본보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해킹 사실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고객사가 해킹을 당했다고 회선제공회사(ISP)에 책임을 돌리지 않듯이 KIDC도 고객기업들의 서버만 관리할 뿐 해킹에 대한 방어책 강구는 해당 기업에 달려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