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판문점 접촉 수용]"적극적 대화" 北측 의지 담겨

  • 입력 2000년 4월 19일 19시 14분


“드디어 비정상적이던 남북관계가 정상적인 관계로 접어들게 됐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19일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준비접촉을 판문점에서 갖자는 남한측 제의에 동의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판문점이 남북협상장소로 재가동된다는 것은 북한측이 남한과 진지한 대화를 갖겠다는 적극적인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

남북은 94년 7월8일 북한 김일성(金日成)주석이 사망한 날 오전에 정상회담을 위한 남북경호회담을 개최한 이후 판문점을 당국간 대화의 통로로 활용하지 못했다. 북한은 그동안 판문점에서 남북 간 접촉을 갖는 데 대해 거부감을 나타냈다. 미국이 정전체제의 당사자라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따라 98, 99년 잇따라 열렸던 남북차관급 당국회담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됐었다. 따라서 북한이 이번 정상회담 준비접촉을 판문점에서 하자는 남한측 제안을 수용한 것은 그만큼 이번 정상회담에 진지하게 접근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실무적으로도 준비접촉은 경호, 의전, 통신, 공보 등 수없이 많은 논의를 세분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판문점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면서 제3국에서 준비접촉을 갖는다는 것은 ‘자주’의 정신을 강조하는 북한으로서 거북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북한측이 일단 판문점을 준비접촉 장소로 받아들인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뒤 북한이 수정제의한 대표단의 수(3명)를 검토하고 인원에 대한 남한측 의견이 확정되는 대로 북한측과 본격적인 준비접촉을 가질 예정이다. 남북정상회담이 비로소 가시권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상황이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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