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 원조교제 강요 화대갈취 '겁없는 여고생'

  • 입력 2000년 3월 24일 19시 33분


같은 반 친구를 협박, 수십차례에 걸쳐 강제로 ‘원조교제’를 시키고 그 대가로 받은 돈을 상습적으로 가로채 온 여고생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24일 친구에게 원조교제를 시키고 그 돈을 가로채온 혐의로 S공고 1년 양모양(17·서울 강동구 천호동)과 김모양(17·서울 강동구 성내동) 등 여고생 2명에 대해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김양과 직접 원조교제를 한 윤모씨(35·건물관리인·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대해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각각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양양 등은 D상고 1학년이던 지난해 5월 같은 반 친구 이모양(17·주유소종업원)을 폭행하고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65차례에 걸쳐 전화방이나 폰팅전화 등을 통해 찾은 남자들과 윤락행위를 하게 하고 대가로 받은 돈 약 850만원을 빼앗은 혐의다.

조사결과 이들은 지난해 6월초 전화로 상대 남자를 물색, 만날 약속을 한 뒤 이양을 대신 내보내 윤락행위를 하게 하고 그 대가로 받아온 5만원을 빼앗는 등 이양에게 하루 한 차례꼴로 윤락행위를 시키고 5만∼15만원씩 받아 유흥비로 써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양은 경찰에서 “지난해 7월 원조교제를 안하겠다고 하자 김양 등에게 배와 가슴을 수차례 맞고 라이터불로 팔을 지지는 등 수차례 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들중 김양은 지난해 7월말 같은 수법으로 알게 된 윤씨를 서울 송파구 방이동 K여관에서 만나 윤락행위를 하고 15만원을 받는 등 최근까지 20여차례에 걸쳐 직접 원조교제를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양과 원조교제를 한 상대 남자들을 찾기 위해 계속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양양 등이 지난해 9월 퇴학당한 뒤 전학간 학교에서도 다른 학생들에게 강제로 원조교제를 시켰는지 수사중이다.

<권재현·김승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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