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美 구식미사일 거저줘도 안받겠다"

  • 입력 2000년 3월 8일 19시 14분


미국이 최근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1만4000여기를 한국에 무상 양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왔으나 군 당국이 8일 이를 거절키로 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미국은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인 ‘드래곤’을 한국에 무상 양도하겠다는 의사를 주한미군사령부를 통해 한국측에 전달한 뒤 지난달 24일 육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사격장에서 시범 사격을 실시했다는 것.

국방부는 무기획득 분야 고위관계자를 중심으로 여러 차례 검토회의를 거쳤으나 이 무기가 우리 군의 작전 성능에 부합하지 않고 2∼3년 내에 폐기될 예정이라 오히려 유지 정비 및 폐기비용이 많이 들 것으로 판단해 미국측의 제의를 거절키로 했다.

드래곤은 목표물 관통력이 580㎜ 정도여서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는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인 PZF3, METIS-M, TOW2A의 700∼925㎜보다 낮고 2배 이상 무거워 북한의 T60과 T62 북한 전차를 무력화시킬 수 없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은 전쟁에 대비해 비축해 놓은 군수물자 중 일부를 동맹국에 무상지원해 왔는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며 그만큼 우리 군의 방산물자 생산능력 등 독자적인 방위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이 현재 드래곤보다 성능이 뛰어난 ‘제벌린’ 대전차 미사일로 교체하는 중인데 정비 및 폐기비용을 감안해 우리측에 넘기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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