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는 사건이 불거진 24일 기자들에게 “이 돈은 평소 알고 지내던 교회목사에게서 빌린 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씨는 “어떻게 목사가 그런 거액을 몇 시간 만에 빌려줄 수 있느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평소 저축해 놓은 돈”이라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샐러리맨에 불과한 조씨가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돈을 모았는지에 대한 의문은 가시지 않았다.
경찰은 이에 대해 “조씨가 경기 일산에 있는 자택을 판 돈 2억원과 94년 귀순 뒤 받은 보상금과 강사료, 봉급 등을 모아 저축한 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씨가 언제 일산 집을 팔았는지, 이 집은 어떻게 구입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지 못했다.
이런 의혹은 25일 국정원의 설명에서 모두 풀렸다. 국정원은 이날 각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조씨는 평소 저축해둔 1억원을 인터넷 사업을 하는 벤처기업 넥스트텔에 투자해 9억2000만원으로 불렸으며 지난해 7월 주식을 처분해 신한은행에 예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일성대 교수 출신의 조씨는 남한에서 뛰어난 안목을 가진 벤처투자자로 변신했던 것이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