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국립공원 희귀 고산습지 발견… 습지보호 지정 검토

  • 입력 2000년 2월 24일 19시 40분


오대산 국립공원에서 희귀한 고산 습지가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4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질뫼늪’이라 명명된 이 습지는 강원 평창군 도암면과 강릉시 소천면의 경계선인 오대산 삼양목장 내 해발 1100m 이상의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국내의 고산 습지로서 생태학적으로 보존 가치가 높아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강원 인제군 대암산 해발 1280m 지점의 천연 용늪으로 암석의 차별 침식에 의해 저지대가 생겨 그곳에 물이 고이면서 형성된 것이다.

반면 이번에 발견된 질뫼늪은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는 기후적 요인과 지표의 동결과 융해의 반복이 어우러져 형성된 색다른 형태의 습지. 특히 다른 습지들이 메말라가는 과정에 있으나 질뫼늪은 현재도 습지의 영역이 계속 확장되고 있다는 것. 현재 습지의 크기는 길이 63m, 폭 42m이다.

최초 발견자인 대구대 사회교육과 손명원(孫明遠)교수는 “질뫼늪 일대에 퇴적된 침엽수와 활엽수의 비율 등을 분석한 결과 질뫼늪의 토탄층(土炭層·탄화작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식물 유기체층)은 약 6000년 전 빙하기가 끝나고 기후가 따뜻해지기 시작한 무렵부터 형성되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는 대암산 용늪과 함께 경남 창녕군 대합면 일대의 우포늪 등 2곳이 람사협약습지로 등록돼 있고 낙동강 하구 일대와 울산 울주군 삼동면 일대의 무제치늪 등이 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공단은 환경부와 함께 질뫼늪의 생태학적 가치 여부를 조사, 습지보호 지역 지정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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