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특차지원 큰 혼란…수리등 만점불구 백분위 2%넘어

  • 입력 1999년 12월 19일 19시 44분


이번 수능시험을 치른 정모양(19·고교3년)은 17일 성적통지표를 받아 들고 깜짝 놀랐다.

수리탐구Ⅰ영역과 외국어 영역에서 만점을 받았지만 두 영역의 백분위 석차는 각각 상위 3.82%와 2.45%에 불과했던 것. 이에 따라 정양은 만점을 받고도 영역별로 1% 또는 2% 이내의 성적을 요구하는 일부 상위권대의 특차전형에 지원할 자격조차 얻지 못하게 됐다.

올해 수능이 쉽게 출제돼 영역별 만점자가 속출하면서 수험생과 대학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이번 수능에서 영역별 만점자수는 수리탐구Ⅰ영역 1만640명(지난해 1744명) 외국어영역 1만6675명(5635명) 사회탐구 7440명(2932명) 과학탐구 1만204명(781명) 등으로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언어영역의 경우만 지난해 754명에서 올해 10명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올해 특차에서 수능 영역별 우수자 전형을 도입한 대학들은 만점자가 몰릴 경우 어떤 기준으로 얼마나 합격시켜야 할 지를 놓고 큰 고민에 빠져 있다.

올해 특차전형에서 전체 수능 상위 3%이내를 지원자격으로 정했던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등 일부 대학의 경우 총점이 3%이내에 들지 못했더라도 영역별로 1% 또는 2%에 드는 수험생에게는 특차에 지원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언어영역을 제외하고는 영역별로 만점을 받더라도 백분위 점수가 2% 이내에 드는 경우가 없는 실정이다.

대전의 한 학부모는 “외국어영역에서 만점을 받은 아들이 고려대 특차에 지원을 희망하고 있지만 대학측이 자격을 인정해 줄 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숙명여대가 특차모집에서 영어 만점자 특별전형을 실시했다가 만점자가 몰리는 바람에 정원을 초과해 선발하는 해프닝이 벌어졌었다.

고려학력평가연구소 김영선(金榮宣)실장은 “혼란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교육부나 각 대학이 빨리 해결방안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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