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특검]강인덕씨부부-박주선씨 무슨 관계인가?

  • 입력 1999년 12월 15일 19시 42분


강인덕(康仁德)전통일부장관 부부와 박주선(朴柱宣)전대통령법무비서관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직동팀 보고서 유출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강전장관을 참고인으로 소환하겠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에 체류중인 강전장관은 15일 “왜 나를 부르는지 모르겠다. 일정상 당분간 귀국하지 못한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고 그의 가족이 전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간의 행적이 이번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중요한 정황증거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검찰이 사직동팀으로부터 압수한 내사기록에는 강전장관의 부인 배정숙(裵貞淑)씨와 김태정(金泰政)전법무부장관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가 1월8일 ‘옷 사건’과 관련해 통화했다는 이들의 진술조서가 있다.

당시 연씨는 “내가 언제 앙드레김의상실에서 2200만원어치 옷을 사고 3500만원짜리 밍크코트 대납을 요구했느냐”고 배씨에게 따졌다. 배씨가 “아우님, 어디서 그런 얘기를 들었느냐”고 묻자 연씨는 “청와대 ‘박선생’(박전비서관)에게서 들었다”고 말했다는 것이 배씨의 진술.

그러나 연씨는 “‘박선생’은 거론한 적도 없으며 남편(김전장관)으로부터 들었다고 하면 긴장감이 없을 것 같아 청와대라고 한 것뿐”이라고 반박했다는 것.

박전비서관은 최근 “연씨가 공식 내사착수(1월15일) 이전에 김전장관을 통해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내가 연씨측에게 ‘첩보’를 전해줄 이유가 전혀 없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사직동팀 내사가 진행중이던 1월 중순 강전장관은 당시 김중권(金重權)대통령비서실장에게 “왜 내 처(배씨)만 피의자 취급하느냐. 검찰총장 부인(연씨)만 유리하게 몰고 간다”고 따졌다.

이같은 정황은 피내사자측이 사직동팀의 내사방향을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피내사자들의 ‘입김’이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었음을 시사한다.

한편 강전장관측은 최근 “박전비서관이 5월말 ‘이형자(李馨子)씨를 고소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박전비서관은 내사종결 이후에도 ‘옷 사건’에 지속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그러나 박전비서관은 이에 대해 “강전장관이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먼저 물어오기에 ‘연씨가 고소할 예정이니 같이 하는 게 어떠냐’고 조언한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부형권·김승련기자〉bookum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