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특검팀 사면초가]노동계 행패-재계는 불만토로

  • 입력 1999년 12월 14일 19시 39분


노동계는 쌍욕을 퍼부으며 행패를 부리고 재계는 경영을 못 하겠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검찰은 파업유도를 한 일이 없는데 왜 그러냐며 부글 부글 끓고….

파업유도 사건을 수사중인 강원일(姜原一)특별검사팀이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몰려있다.

강특검팀은 13일 민주노총 단병호(段炳浩)위원장 등 지도부 6명이 특검 사무실로 항의 방문해 쌍욕을 퍼부으며 한바탕 휘젓고 간 뒤 할 말을 잃고 있다.이에 앞서 10일 조폐공사 노조원들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던 강특검 일행을 둘러싸고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

민주노총측의 이같은 ‘막가파식’ 대응은 강특검팀이 강희복(姜熙復)전조폐공사사장을 구속한 뒤 갈수록 격화되는 양상이다.

민주노총측은 특검팀이 강전사장을 파업유도의 주범으로 모는 대신 검찰의 조직적 개입을 축소 은폐하려 하고 있다며 비난한다.

법조계는 이같이 폭력적인 방법으로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권력은 물론 여론으로부터도 독립되어 오로지 법과 증거에따라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하는 특검의 기능을 무력화하려는 기도라고 보고 있다.

서울지검 간부들은 이 문제에 대해 바로 수사를 해야할지 여부를 놓고 격론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이 나서는 것은 문제를 더욱 꼬이게 할 뿐이라는 법조계 일각의 견해도 있다.

강특검팀이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 지금은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면 현재까지의 수사진행 상황에 대해 설혹 나름대로의 불만이 있다하더라도 지금은 수사결과를 지켜보아야 한다.

노동계 재계 검찰의 ‘삼각파도’에 휩싸인 강특검호가 좌초하지 않고 중심을 잡아 합당한 수사결과를 내놓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모든 관련 당사자들이 지켜야할 최소한의 금도(襟度)이자 의무이기도 하다.

〈최영훈기자〉c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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