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선거구제 폐해 암시 수능문제 논란

  • 입력 1999년 11월 21일 19시 17분


“이젠 수능까지 악용하나.”

20일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 정창화(鄭昌和)정책위의장은 ‘한 학부모의 제보’임을 전제로 “이번 수능시험에 소선거구제의 폐해를 암시하는 듯한 문제가 출제됐다”며 목청을 높였다.

정의장이 지적한 문제는 인문계 정치분야 72번. ‘다음은 어느 나라의 국회의원 선거 결과다. 이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을

〈보기〉에서 모두 고르면?’이란 문제다.

〈보기〉는 “㉠대선거구제의 일반적인 선거결과다 ㉡정당지지의 지역적 편중이 나타난다 ㉢안정적인 과반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없다 ㉣‘을’당은 기타지역에서 가장 고른 당선자를 배출했다”의 순서. 정답은 ㉡㉢이다.

정의장과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 등은 “선거구제 본격 협상을 앞두고 여야간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는 미묘한 시기에 이런 문제가 출제된 것은 중선거구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려는 저의가 있는 것 아니냐”고 흥분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도 “초등학생도 풀 수 있는 문제다.저의도 저의지만 이런 문제 수준이 어디있느냐”고 어이없어 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