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 정창화(鄭昌和)정책위의장은 ‘한 학부모의 제보’임을 전제로 “이번 수능시험에 소선거구제의 폐해를 암시하는 듯한 문제가 출제됐다”며 목청을 높였다.
정의장이 지적한 문제는 인문계 정치분야 72번. ‘다음은 어느 나라의 국회의원 선거 결과다. 이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을
〈보기〉에서 모두 고르면?’이란 문제다.
〈보기〉는 “㉠대선거구제의 일반적인 선거결과다 ㉡정당지지의 지역적 편중이 나타난다 ㉢안정적인 과반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없다 ㉣‘을’당은 기타지역에서 가장 고른 당선자를 배출했다”의 순서. 정답은 ㉡㉢이다.
정의장과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 등은 “선거구제 본격 협상을 앞두고 여야간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는 미묘한 시기에 이런 문제가 출제된 것은 중선거구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려는 저의가 있는 것 아니냐”고 흥분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도 “초등학생도 풀 수 있는 문제다.저의도 저의지만 이런 문제 수준이 어디있느냐”고 어이없어 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