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포사 정일순씨 영장 파장]당초 수사 축소-짜깁기 입증

  • 입력 1999년 11월 15일 20시 04분


옷로비 의혹사건 특별검사팀이 라스포사 정일순(鄭日順)사장을 15일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청구함으로써 큰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우선 6월초에 발표된 검찰수사결과의 한 축이 근본적으로 무너져 검찰 내부에 결코 작지 않은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구속영장 신청은 한마디로 말해 당시 검찰 수사가 짜맞추기 축소수사라며 의혹을 제기했던 재야법조계와 시민단체들의 지적이 타당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현재로선 검찰이 변호사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강인덕(康仁德)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裵貞淑)씨와 김태정(金泰政)전법무부장관 부인 연정희(延貞姬)씨 등 다른 사람들의 혐의가 추가로 드러났는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사건 핵심관계자들이 올 8월말 국회 법사위 청문회에서 한 증언도 위증시비가 불거져 국회차원의 고발로 이어질 공산이 커졌다.

검찰이 6월초 수사결과 발표때 정사장에 대해 내린 결론은 ‘혐의 없음’이었다. 사실상 적극적인 수사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특별검사팀의 조사결과 정사장이 이형자(李馨子)씨에게 1억원의 옷값을 대납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검찰의 위상은 또 한번 실추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와 함께 17일로 출범 1개월을 맞는 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팀이 12월 중순 발표할 수사결과 내용이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검찰수사결과와 마찬가지로 ‘축소의혹’을 받아왔던 청와대 사직동팀(경찰청 조사과)의 내사결과도 뒤집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정치권에도 일파만파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특히 사직동팀을 지휘하는 박주선대통령법률비서관이 김전법무부장관의 고교 및 대학후배였다는 점에서 옷로비의혹이 불거진 뒤로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청문회에서는 정사장 외에도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회장 부인 이형자씨, 배씨와 연씨 등 핵심 관계자들이 첨예하게 맞서는 증언을 굽히지 않아 ‘누군가’는 위증하는 것이 분명하지만 그 위증사실을 풀어낼 고리가 없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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