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전옥경씨 회견]"연정희-정일순씨 청문회 위증"

  • 입력 1999년 10월 7일 23시 31분


김태정(金泰政)전법무장관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와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가 옷로비 사건 국회청문회에서 했던 증언 중 일부가 거짓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연씨가 라스포사 매장에 갔을 때 동행했던 전옥경(全玉敬·48·작가)씨는 7일 서울 중구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12월19일 연씨가 라스포사 매장에 갔을 때 정씨가 매장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전씨가 쓴 수필집 ‘여자는 반란을 꿈꾼다’의 출판기념을 위해 마련됐으며 전씨는 이 책 마지막 부분에 ‘어느 가장 긴하루’라는 소제목으로 연씨와 라스포사 매장 등에 함께 간 상황을 14쪽에 걸쳐 자세히 설명했다.

전씨는 “당시 연정희씨, 김정길(金正吉)청와대정무수석 부인 이은혜(李恩惠)씨, 천용택(千容宅)국가정보원장 부인 김아미(金雅美)씨, 강인덕(康仁德)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裵貞淑)씨와 함께 라스포사 매장에 갔었다”며 “정씨가 연씨에게 옷로비 사건에서 문제가 됐던 호피무늬 밍크코트를 입어볼 것을 배씨와 함께 권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씨와 정씨는 8월 국회 청문회에서 지난해 12월19일 연씨가 라스포사 매장에 갔을 때 정씨가 매장에 없어 서로 만나지 못했다고 증언했었다.

전씨는 또 “당시 몸이 아픈데다 약속이 있어 연씨가 밍크코트 입어보는 것을 보던 중 먼저 매장을 나왔다”며 “연씨가 당시 나와 함께 매장에서 나왔다고 한 청문회 증언도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전씨는 자신과 연씨 등이 정씨를 알게 된 것은 지난해 10월24일 여성경제인협회가 후원한 사랑의 바자때라고 설명했다.

전씨는 “당시 바자회장에서 전용태(田溶泰)전인천지검장 부인 최호자씨가 연씨에게 누가 점심식사를 대접하고 싶어한다며 함께 가자고 권유해 프라자호텔 중식당에 가보니 정씨가 ‘내가 식사대접을 하고 싶어했다’며 인사를 해 정씨를 처음 알게 됐다”며 “당시 중식당에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형자(李馨子)씨가 같이 와 우리와 함께 식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씨의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정씨가 최호자씨를 통해 의도적으로 연씨에게 접근했으며 연씨가 호피무늬 코트를 전달받은 날짜 등에 대해 연씨와 정씨가 청문회 이전에 말을 맞추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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