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광 한진그룹 족집게 세무조사 내부제보 있었다

  • 입력 1999년 10월 7일 23시 31분


재계는 물론 정치권에서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보광 및 한진그룹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모두 내부자의 제보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국세청에 접수되는 탈세제보 건수는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

국세청 관계자는 7일 “보광그룹 세무조사에 착수할 당시 대주주 홍석현(洪錫炫)씨의 차명거래 및 변칙증여 등을 입증할 수 있는 각종 자료가 들어있는 비밀금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며 “이는 내부제보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안정남(安正男)국세청장도 6일 국정감사에서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보광그룹 본사 사무실을 급습할 때 확실한 정보를 갖고 있었다”며 내부자 고발이 있었다고 말했다.

조사국 직원들은 문제의 금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담당자가 없어 금고를 열지 못한다’고 버티던 보광 직원들을 무려 52시간 동안 한편으론 압박하고 한편으로는 설득해 결국 금고 문을 열었다는 것.

국세청은 이 금고에서 1071개의 차명계좌와 각종 회계장부를 증거물로 찾아냈다.

항공기 구매과정에서 받은 리베이트를 탈세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난 한진그룹에 대한 세무조사의 발단도 내부제보에서 비롯됐다.

국세청에는 최근 기업체와 사주에 대한 탈세 제보가 급증하고 있다.

국세청에 접수된 탈세제보 건수 △95년 867건 △96년 904건 △97년 927건 △98년 1993건 등 해마다 증가하다 올들어 6월까지는 무려 2148건으로 늘어났다.

또 최근 삼성생명 생활설계사로 일하던 김옥두(金玉斗)국민회의 총재 비서실장 부인 앞으로 삼성 이건희(李健熙)회장 등이 ‘로비성 보험’을 가입했다는 사실도 내부자 제보에 의해 알려졌다. 이때문에 삼성생명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고발자 색출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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