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앞둔 권희로씨 "안중근의사 의거현장 가보고싶다"

  • 입력 1999년 9월 5일 19시 42분


권희로(金嬉老·71)씨는 4일 일본 도쿄(東京)에 와 있는 박삼중(朴三中)스님을 통해 출감을 앞둔 심경과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권씨는 “석방되면 고국의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싶다”며 “특히 어머니가 18세에 보따리 하나를 들고 부관(釜關)연락선을 탔던 곳에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상태에 대해 “많이 쇠약해졌다”며 “그러나 출감 후 잘 관리하면 금방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행을 결심한 배경에 대해 “어머니 때문”이라고 밝히고 “어머니는 내 인생의 등대였다. 고국으로 돌아가라는 어머니의 소망에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존경하는 한국인이 누구냐는 물음에 권씨는 “유관순 열사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안중근 의사가 의거를 결행한 만저우의 하얼빈역 현장을 둘러보고 헌화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권씨는 어머니 박득숙(朴得淑·98년11월 타계)씨가 생전에 아들의 석방을 기다리며 지은 한복 20벌 가운데 한 벌을 입고 어머니의 유골을 안은 채 귀국한다.

권씨는 나리타(成田)공항에서 모시한복에 쪽빛 마고자로 갈아 입을 예정이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