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청문회 초점]延씨 수사기밀 누설여부

  • 입력 1999년 8월 24일 19시 19분


“98년 11월7일 서울 신라호텔. 이날 당시 김태정(金泰政)검찰총장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와 강인덕(康仁德)통일부장관의 부인 배정숙(裵貞淑)씨, 그리고 배씨의 20년 지기이자 최순영(崔淳永)신동아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씨의 사돈인 조복희(趙福姬)씨가 회동했다. 배씨는 연씨에게 조씨를 소개하며 자신들이 운영하고 있는 봉사단체인 ‘낮은 울타리회’에 조씨를 가입시키자고 말했다. 그러나 연씨는 조씨가 신동아의 사돈이라서 안된다고 가입을 거부했다.”

이는 검찰수사와 23, 24일 청문회에서 증명된 사실이다.

그 과정에서 연씨가 최순영회장과 조씨 남편에 대한 검찰 수사상황을 유출함으로써 상대방으로 하여금 ‘옷로비’를 하도록 유도한 의혹이 있는지 여부가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는 게 국민회의 조순형(趙舜衡)의원 등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관계자들의 증언이 완전히 엇갈려 의문이 증폭된다.

배씨는 당시 연씨가 “(조씨네는) 사돈인 신동아의 외화도피에 관련이 있다니까 그만두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최회장은 당시 외자유치 때문에 연말까지 구속이 보류돼 있다는 말도 했다는 게 배씨의 주장이다.그러나 연씨는 “당시 우리 부부는 이형자씨와 같은 할렐루야교회에 다녔는데 남편이 갑자기 교회를 옮기자고 했다”면서 “그 이유를 물었더니 남편이 ‘최순영씨가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뜻 얘기를 했기 때문에 그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최회장이 지난해 12월까지 구속이 유보돼 있다든지, 사돈도 관련돼 있다는 것은 알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않았다는 게 연씨의 주장이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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