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유도 의혹/공안회의 문건 파장]野 조폐公 현장조사

  • 입력 1999년 6월 14일 19시 20분


14일 대전의 한국조폐공사 본사에서 실시된 한나라당 ‘조폐공사파업유도 진상조사위’(위원장 정창화·鄭昌和)의 현장조사는 ‘예비국정조사’를 방불케 할 정도로 시종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조폐공사 현장조사의 공식목적은 국정조사를 앞두고 공사측에 관련자료를 요청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조사위원들은 강희복(姜熙復)조폐공사사장을 상대로 진형구(秦炯九)전대검공안부장과의 관계 등 의문점을 매섭게 추궁했다.

안상수(安商守)의원은 “지난해 7월 이전까지만 해도 ‘조폐창통합은 오히려 경제적으로 손실’이라며 구조조정에 반대했던 강사장이 갑자기 통폐합 쪽으로 돌아선 이유는 뭐냐”고 따졌다.

특히 이규택(李揆澤)의원은 강사장과 진형구전부장과의 전화통화 횟수 등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강사장은 결국 “몇차례 통화했다. 단순히 불법파업을 주도한 노조간부들을 사법처리한다고 공기업 경영이 해결되지 않는다. 조폐공사를 지키기 위해서는 당연히 통화해야 한다”며 통화사실을 인정했다.

또 박원홍(朴源弘)의원은 “강사장은 지난해 노조간부들에게 ‘구조조정은 나 혼자 결정한 문제가 아니며 모든 것은 위에서 결정한 일이다’고 말했다고 하는데 이는 조폐공사 구조조정이 전적으로 ‘위’에서 결정된 증거”라고 주장했다.

강사장은 의원들이 제기한 여러가지 의혹에 대해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조폐창 통합이 경제성이 없다’는 내용의 공사측 보고서는 노사합의라는 대전제를 깔고 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는 등 의원들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대부분 부인으로 일관했다.

한편 구속된 노조간부 가족과 노조원 등 40여명이 현장에 나와 강사장을 밀치면서 구속자 석방을 요구하자 이들과 회사측 직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조폐공사에 이어 대전교도소를 방문해 수감돼 있는 강승회(姜昇會)조폐공사 노조위원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그러나 교도소측이 거부하자 김영선(金映宣) 김문수(金文洙)의원 등 일부 의원들이 소장실에서 항의농성을 벌였다.

〈대전〓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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