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로비說수사]검찰조직 치명타 우려

  • 입력 1999년 5월 30일 19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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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검사들은 ‘고급옷 로비’ 의혹사건 수사로 인해 검찰 조직이 또 한번 치명타를 받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일부 소장검사들은 “평검사들이 다시 연대서명에 나서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꺼낼 정도로 동요하는 분위기다.

A검사는 “올 2월 대전 법조비리 파동 때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는 김태정(金泰政)법무장관을 두번 치고 싶지않아 참고 있을 뿐”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검사들의 허탈감은 근본적으로 아무리 철저하게 수사하더라도 국민이 수사결과를 믿지 않을 것이라는 데서 출발한다.

지방에 근무하는 B검사는 “이번 ‘고급옷 로비’ 사건으로 검찰이 또다시 신뢰를 잃게 된다면 검찰전체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검사들은 청와대 사직동팀의 초기수사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C검사는 “장관의 광주고 후배인 박주선(朴主宣)청와대법무비서관이 사직동팀 수사를 진두지휘했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구석이 드러나면서 검찰이 믿지못할 존재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수사 와중에서 법무 검찰행정도 부분 마비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새로 임명된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의 동기인 사시8회들은 관례에 따른 사표제출을 미룬 채 사태의 흐름을 지켜보고 있다. 이 때문에 검사장인사 등 산적한 현안에 손도 못댄 채 업무공백이 장기화되고 있으며 일선검찰에도 그 영향이 그대로 미치고 있는 것이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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