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로비의혹사건]서울지검 3차례 브리핑

  • 입력 1999년 5월 30일 19시 18분


《‘고급옷 로비의혹’사건에 대한 검찰수사 착수 3일째인 30일 오후까지 김규섭(金圭燮)서울지검 3차장검사는 세차례의 공식브리핑을 했다. 다음은 김차장검사와의 일문일답 요지.》

▽1차 브리핑(29일 오전10시)

―김태정(金泰政)법무장관 부인 연정희(延貞姬)씨 조사는….

“28일 밤10시반에 소환해 29일 오전8시에 귀가시켰다. 서울시내 검찰청사에서 조사했다.”

―이형자(李馨子)씨 조사는….

“28일 밤10시반에서 12시 사이 서울지검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아직 돌려보내지 않았다. 연씨와의 대질신문하지 않았다.”

―연씨와 이씨의 주장은 어떤 차이를 보이나.

“두 사람 진술의 각도가 다르다. 좁힐 수가 없다. 확실한 것은 이 사건과 관련해 고소인과 피고소인이 만난 일도 없고 접촉한 일도 없으며 얘기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전복을 주고 돌려받은 것 이외에는 없다.”

―이형자씨는 마지막에 부른다고 하지 않았나.

“수사상 필요에 의해 28일 불렀다. 신속한 조사를 하려고 그랬다.”

―연정희씨는 다시 조사할 수 있나.

“필요하다면 부를 것이다. 1차조사에서 완벽한 진술을 얻어낼 수 없다.”

▽2차 브리핑(29일 오후5시)

―현재 조사중이거나 조사예정인 사람은 누군가.

“페라가모 갤러리아점 점장 최완씨 등이다.”

―조사대기중인 사람은….

“이형자씨는 조사를 끝내고 대질신문을 위해 대기중이다. 나나부띠끄 심성자사장(여)은 조사를 받고 나갔으며 앙드레김은 대질조사를 위해 대기중이므로 현재는 이형자씨와 이씨의 두 여동생 그리고 앙드레김 등 4명이다.”

―연정희씨도 대질신문을 하나.

“연씨는 대질조사 대상이 아니다. 이형자와 연씨를 대질조사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연씨 배씨 이씨의 3자 대질신문을 할 것인가.

“필요하다면 할 수는 있지만 반드시 한다는 것은 아니다.”

―이형자씨의 주장은….

“자신의 입장을 밝힌 팩스내용과 거의 같은 진술을 하고 있다. 이형자씨의 주장에는 직접 경험한 부분과 추측한 부분이 혼재돼 있는데 직접 경험한 부분에 대해서는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지만 추측에 의한 부분은 조금씩 진술을 바꾼 곳도 있다.”

▽3차 브리핑(30일 오전11시)

―현재 조사중인 사람은….

“정리정씨에 대한 1회 조사를 마쳤고 앙드레 김과 페라가모 코리아 영업실장 박종희씨(여)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배정숙(裵貞淑)씨는 병원에서 1차조사를 마치고 현재 서울지검에서 2차조사를 진행중이며 이형자씨의 안사돈인 조복희씨는 배정숙씨와의 대질신문을 준비중이다.”

―조복희씨는 왜 조사하나.

“이형자씨가 발표한 문건에 ‘배씨 등이 안사돈이 구속될 가능성을 암시했다’고 주장하는 대목이 나오기 때문이다. 조씨의 진술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해 11월 초 연정희 배정숙씨 등이 가입된 기독교자선봉사단체인 ‘낮은 울타리’에 배씨의 추천으로 가입하려고 했지만 연씨의 반대로 가입할 수 없었다. 당시 연씨가 가입에 반대한 것은 최회장사건이 불거지고 있는 시점에 최회장의 안사돈을 모임에 가입시키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때문인 것 같다.”

―조복희씨는 왜 ‘낮은 울타리’에 가입하려 했나.

“조복희씨는 원래 배정숙씨와 친한 사이였다. 친한 사이다 보니 최회장이 처한 상황을 이야기했을 수 있고 때마침 조씨는 가입의사를 밝혔고 배씨는 조씨를 모임에 추천한 것이다. 하지만 최회장이 처한 상황을 알고 있는 연씨의 거부로 모임가입이 좌절되자 이를 구속 암시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해 당사자들의 진술은 어떤가.

“배정숙씨와 정리정씨가 비슷한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고 이형자씨와 자매들은 상반된 진술을 하고 있다. 연정희씨도 별개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배씨는 병원조사시 이형자씨를 찾아간 사실은 시인했지만 옷값 대납을 요구했거나 최회장 구속을 암시한 적은 없다고 했다.”

―이렇듯 진술이 다른데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를 입증할 수 있나.

“입증이라기보다는 증거에 대한 판단의 문제다. 누구의 말이 진실에 가까운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2자 또는 3자간 대질신문을 할 수도 있다.”

―연정희씨가 검찰조사에서 인정한 부분은….

“옷을 약간 구입했다는 것과 장관부인들과 어울려 다니며 쇼핑을 했다는 것이다. 최회장에 대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본인의 돈으로 옷을 구입한 부분은 가격이 싸든 비싸든 밝힐 필요는 없는 것이다. 최회장에게 신세를 져 구입하려고 했던 부분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형자씨는 어떤 상태인가.

“소환 직전보다는 감정이 많이 누그러져 있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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