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파업 이모저모]서울대에 피해액 전액보상

  • 입력 1999년 4월 27일 19시 51분


명동성당에 남아 있는 민주노총 공공연맹 서울지하철노조 지도부는 27일 지하철노조의 파업철회로 인한 침체분위기 속에서도 향후 일정 등에 대해 논의하는 등 ‘투쟁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사전체포영장이 발부돼 농성현장에 남은 지하철노조원 50여명도 삼삼오오 모여앉아 심각한 표정으로 이후 사태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민주노총과 지하철노조의 불화설에 대해 민주노총 이갑용(李甲用)위원장은 “파업철회는 충분한 토론과 논의를 거쳐 결정된 것으로 불화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지하철노조 서형석(徐瑩錫)대변인도 “파업철회 결정은 파업장기화와 정부의 여론몰이로 인한 조합원들의 동요와 패배의식이 생겨나기 전에 현장에 돌아가 조직을 재정비하기로 한 전술에 따른 것”이라며 “이는 공공연맹 및 민주노총 지도부와 논의를 거쳐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공연맹의 한 간부는 “서울지하철 노조의 파업철회 결정과정에서 공공연맹과 ‘교감’은 가졌지만 지하철노조지도부 자체적으로 결정한 사안”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지하철노조 임성규(林成圭)사무국장 등 노조간부들은 “언론이 서울시나 공사쪽 주장만 확인없이 그대로 보도해 큰 타격을 입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임국장은 “예를 들어 노조원들의 업무복귀를 강제로 막는 규찰대가 있다고 언론이 보도했지만 ‘규찰대’는 없고 공권력 투입에 대비한 ‘선봉대’만 있을 뿐”이라며 “노조지도부가 강제로 출입을 가로막는다면 노조원들이 물건을 사고 면회온 가족을 자유롭게 만나는 일이 어떻게 가능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지하철노조가 서울대에 무단 침입해 8일간 농성을 벌인 것에 대해 사과하는 한편 피해보상금을 지급키로 해 화제.

지하철노조는 27일 서울대에 간부를 보내 “학내 잔디밭 등 시설을 본의 아니게 훼손해 미안하다”며 “서울대측에서 밝힌 피해액 2천3백여만원을 이번 주내로 실사(實査)해 전액 보상하겠다”고 설명.

이에 대해 서울대 관계자는 “노조원들은 농성기간중 학교측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많은 신경을 썼다”며 “피해를 보상하겠다는 노조측의 자세를 높이 평가한다”고 응답.

〈선대인·이헌진기자〉eodl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