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墓 훼손]용의자 女무속인 압송중 음독중태

  • 입력 1999년 4월 24일 09시 01분


충무공 이순신(李舜臣)장군 등 덕수이씨 문중 묘소 훼손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40대 여자 무속인이 부산에서 경찰에 검거돼 압송되던 중 음독자살을 기도, 중태에 빠졌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충남 아산경찰서는 23일 용의자 양모씨(48·여)를 부산에서 검거해 압송하던 중 양씨가 이날 오후 7시반경 음독자살을 기도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위독한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부산에서 아산으로 압송되던 중 부산 동구 범일2동 D공업사 앞에서 “용변을 보겠다”며 화장실에 들어간 뒤 미리 소지하고 있던 극약을 마시고 자살을 기도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날 부산지역 철공소를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하던 중 한 철공소 관계자로부터 양씨가 지난달 식칼 2백개를 구입해 갔다는 말을 듣고 양씨를 검거해 범행을 자백받았다.

경찰은 양씨가 운영하는 부산 북구 덕천 1동 ‘백철학관’에서 범행에 사용하고 남은 식칼 77자루와 쇠말뚝 9개, 쇠망치 3개, 전조등 1개, 풍수관련서적 10여권을 압수했다.

양씨는 검거된 직후 경찰에서 “10년 전부터 철학관을 운영해 왔는데 최근 꿈에 충무공이 나타난 뒤 머리가 아프기 시작해 충무공과 후손들의 기를 끊으면 병이 나을 것 같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양씨의 진술에 석연치 않은 점이있다고보고양씨의 상태가 호전되면 정확한 범행동기와 공범여부등을조사키로했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K철공소 등에서 식칼과 쇠말뚝을 대량 구입한 뒤 지난달 4일부터 이달 8일까지 5차례에 걸쳐 충무공 묘소를 비롯해 현충사 경내의 덕수이씨 문중 묘소 등 33기의 묘소에 식칼 56자루와 쇠말뚝 47개를 꽂은 혐의다. 경찰은 양씨가 퇴원하면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아산·부산〓이기진·조용휘기자〉doyoce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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