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파업전야 표정]성과급 1백%제시도 시큰둥

  • 입력 1999년 4월 18일 20시 14분


○…서울지하철공사 노사는 18일 오후2시부터 19일새벽까지 서울시청 별관 교통관리실장실에서 민주노총 지하철노조 서울시 지하철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막바지 ‘철야 협상’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측은 시와 공사측의 구조조정안에 대한 거부입장을 고수하면서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를 통합한 뒤 구조조정을 다시 논의하자”고 거듭 주장했다.

공사측은 이에대해 “도시철도 공사와의 통합은 보다 면밀한 연구 검토를 거쳐야 하는 과제”라며 “하루 10억원씩 적자를 보는 적자 투성이 공기업으로서 먼저 구조조정을 하고 나서 시민들에게 요금인상과 지하철운영체계 개편 등을 호소하는게 순리가 아니겠느냐”고 노조측을 설득.

공사측은 이에앞서 17일 성과급 100% 조기 지급 등 ‘당근’책을 내놓았으나 노조측은 시큰둥한 반응으로 일축.

○…노조측의 차량정비작업 거부가 엿새째 계속돼 차량안전 문제가 대두되자 공사측은 서울 성동구 용답동 군자차량기지와 마포구 신정동 신정차량기지에 정비 대체인력을 투입하려 했으나 노조측은 이를 강력히 저지했다.

외부 정비업체인 우진산전 직원 등 14명은 18일 오후1시40분경 군자차량기지의 후문으로 들어가려고 했으나 노조 규찰대에 밀려났고 오후 2시경 정문으로 재진입을 시도했으나 역시 노조원 30명이 연좌농성을 벌이는 바람에 실패. 한편 신정차량기지에도 같은 시각 유진기공 등 외부 정비업체 인력 10명이 투입돼 검수부 사무실까지 들어갔으나 이를 뒤늦게 안 노조원들에 의해 쫓겨났다.

○…파업개시 예정시각인 19일 오전4시를 앞두고 군자차량기지에는 18일 오후부터 노조원들이 속속 모여드는 등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

조합원들은 18일 오후7시반 조합원 총회를 가진 뒤 밤늦게까지 모여 시청에서 진행되고 있는 노사 협상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또 일부 조합원들은 파업 준비작업을 본격화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

○…노조의 이른바 ‘준법 운행’에 대한 시민들의 집단항의로 1호선 상하행선 운행이 한때 모두 불통되는 사태가 발생하자 노조측은 17일부터 준법운행을 중단.

노조측은 “지하철 공사측의 ‘사실 왜곡’과 언론의 ‘과잉보도’로 시민들의 항의가 격화돼 준법운행을 중단한다”며 사태 악화의 책임을 공사와 언론에 떠넘기는데 급급한 모습.

…서울시는 19일 노조가 예고대로 파업에 들어가면 즉시 군(軍)과 경찰 시 구청 공무원 등 총 7천1백여명의 인력을 투입키로 했다.

시는 또 파업이 장기화되면 공무원 출근시간을 오전10시로, 국영기업체와 금융기관 직원은 오전 10시30분으로 각각 늦춰달라고 행정자치부와 산업자원부 등 관계부처에 요청.

시 고위관계자는 “적자투성이인 공기업이면서도 자신들만 구조조정 무풍지대로 남겠다는 노조측의 주장에 대한 시민과 민간 부문 근로자들의 분노가 예상보다 강하다”며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면 ‘구조조정 자체를 거부하는 불법노동행위에 대해 엄중대처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겠다”고 강조.

〈서정보·이명건기자〉suhchoi@donga.com

★노동계 투쟁 일정★

△19일〓서울지하철 노조 파업, 공공연맹 노조 연대 파업

△20일〓공공연맹 총파업 전진대회

△22일〓부산지하철 노조 파업

△24일〓노동자 농민 실업자 연대집회

△26∼28일〓전국 동시다발 집회

△30일〓노동절 전야제

△5월1일〓노동절 집회

△12일〓금속산업연맹 총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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