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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4월 13일 19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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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대표적인 외국인 근로자 밀집지역인 이 동네의 주민들이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로하는 잔치를 연 것이다.
이날 이 지역 공장에서 일하는 베트남 여성근로자들은 주민들이 마련해준 재료로 ‘라오소앗팃’‘전가루옥’등 베트남 전통음식을, 동네 부녀회 주부들은 김밥 잡채 등 우리 음식을 만들어 상에 올렸다.
비록 말은 제대로 통하지 않았지만 함께 준비한 음식을 나눠먹고 노래도 같이 불렀다. 그동안 쌓였던 불신의 벽이 조금씩 허물어지는 듯했다.
봉제공장 등 노동집약적인 중소 공장이 밀집해 있는 이 지역에 처음 외국인 근로자들이 밀려들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주민들은 남루한 모습의 이방인들에게 거부감을 느꼈다.
괜한 불안감으로 불친절하게 대했고 동네에 사소한 범죄가 생겨도 이들을 먼저 의심했던 적도 많았다.
그러나 3D업종이 대부분인 이 지역 공장에서 일주일도 못 버티고 빠져나가는 한국인 근로자들을 대신해 묵묵히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지켜보면서 주민들의 인식도 차츰 바뀌기 시작했다.
“이들이 아니었으면 사실 이 지역의 많은 중소기업들이 IMF경제난을 맞아 문을 닫았을지 모릅니다.”
주민들은 그동안 외국인 근로자들을 너무 부정적인 시각에서만 바라본 것에 대한 자성과 감사의 뜻을 모아 작은 잔치를 열었다고 말했다.그렇다. 우리는 그동안 우리와 어려움을 함께해 온 이들 외국 손님에게 너무 무관심하고 냉담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고국에 돌아가 한국을 욕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많다는 것에 대해 이제라도 우리 모두가 반성해 볼 일이다.
박윤철(사회부)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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