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 코앞 『묘목 영 안팔리네요』

  • 입력 1999년 3월 25일 19시 12분


봄기운이 완연해지면서 이달 중순부터 수도권의 나무전시장이 문을 열었지만 올해는 예년에 비해 묘목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

25일 오후 서울 강동구 상일동 화훼단지내 임업협동조합 나무전시장. 이맘 때면 늘 묘목을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으나 이날 전시장안은 시중가보다 20∼30% 싼 값에 묘목을 팔고 있었지만 식목일을 열흘 앞둔 시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한산했다.

용환천(龍煥千)묘목관리부장은 “작년에는 하루 평균 3백여명이 전시장을 찾았으나 올해는 1백50명 정도로 줄었고 판매액도 3분의1 수준”이라고 말했다.

많이 팔리는 묘목 종류도 달라졌다. 예년에는 벚나무 단풍나무 등 값비싼 정원수가 많이 팔렸으나 올해는 대부분 모과나무 자두나무 등 1천∼5천원 정도의 유실수 묘목을 찾고 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나무전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해에는 하루 평균 5백그루 정도 팔렸으나 올해는 2백그루도 안된다.

경기도 임업시험장은 올해 단풍나무와 은행나무 등 38종 7만3천여 그루의 묘목을 생산, 5일 조경업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입찰매각을 실시했으나 4천여그루(6%)밖에 안팔렸다.

묘목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오종선(吳琮善)씨는 “IMF여파로 건설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조경수 수요도 줄어든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는 수도권만의 현상이 아니다. 경남 창원시 신월동 창원보건소 앞 나무전시장의 경우 지난해보다 4일 빠른 8일 개장했지만 현재까지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25%가량 줄었다.

임업협동조합은 올해 전국에 1백49개소의 나무전시장을 개설, 4월 중순까지 운영한다.

임협중앙회 이형민(李炯敏)지원부차장은 “올해는 인건비가 준 데다 경제난을 감안해 지난해 보다 싸게 묘목을 팔고 있지만 사는 사람이 줄어 매출액이 20% 정도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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