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달러 해외 밀반출…태일정밀 전무등 구속

  • 입력 1999년 3월 17일 19시 04분


서울세관은 17일 수출입 서류를 조작하는 등의 수법으로 미화 3억달러(약 3천6백억원)를 해외로 밀반출한 혐의로 컴퓨터 부품업체인 ㈜태일정밀 전무 신홍규(54) 장규현씨(51)와 이사 오재현씨(46)를 구속했다. 검찰은 중국으로 도피한 이 회사 대표 정강환씨(54)와 상무 정태영씨(48)를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세관에 따르면 이들은 94년부터 97년 10월까지 미국과 중국에 마그네틱헤드 등 컴퓨터 부품을 수출입하면서 부품가격을 과다계상하는 등의 수법으로 3억달러를 밀반출한 혐의다.

이들은 미국 ‘테크미디어’ ‘퓨처테크’사와의 위장무역 등을 통해 1억2천만달러를 빼돌리고 중국 현지법인인 ‘쌍태전자’의 투자금 명목으로 1억8천만달러를 유출했다고 세관은 밝혔다.

세관은 “태일정밀이 수출한 부품을 겉포장만 바꿔 다른 부품인 것처럼 꾸며 역수입하면서 수출대금을 받지 않고 수입대금을 지출하는 식으로 외화를 빼돌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태일정밀은 컴퓨터 헤드와 모니터 등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중국 하얼빈에 현지법인을 운영중이며 대표 정강환씨는 김영삼전대통령의 경남고 후배로 95년 문민정부 당시 1억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려 유망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나 97년 10월 자금난으로 부도를 냈다.

태일정밀측은 “3억달러가 해외로 빠져나간 것은 사실이지만 밀반출한 것은 아니며 중국으로 건너간 돈은 대부분 중국공장을 증설하는 데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이수형·신치영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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