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구매 기밀정보 美업체에 유출…기무사 수사확대

  • 입력 1999년 3월 10일 07시 34분


국군기무사는 9일 미사일 등 전자유도무기 구매 관련정보를 미국 방위산업체에 유출한 혐의로 무기중개업체인 D사 사장 권모씨를 비롯해 예비역 영관급 장교 4명과 여직원 1명 등 이 업체 관계자 5명을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해 수사중이다.

또 기무사는 현역 장교들이 금품을 받고 권씨 등 무기중개상에게 기밀을 넘겨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기무사는 이날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D사 사무실과 권씨의 자택 승용차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여 2급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비밀문건을 상당수 확보했다고 밝혔다.

기무사에 따르면 권씨는 국방부 조달본부에서근무하다 96년 중령으로예편한 뒤 D사를 설립, 예비역영관급장교를 고용해 국방부가 추진중인 전자유도무기 구매정보를 미국업체에 넘겨준 혐의다.

권씨 등은 미국 업체와 함께 국방부의 전자유도무기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자신들이 입수한 관련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미국 업체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무사는 권씨가 보관중이던 비밀문건의 유출경위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데 권씨가 예편하면서 갖고 나갔거나 군 관계자로부터 건네 받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기무사는 국방부와 육군에서 전자유도무기 도입업무를 맡고 있는 현역장교 10여명이 평소 친분이 있던 권씨 등에게 군사기밀을 유출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무사는 이들 현역 장교가 군사기밀을 유출한 대가로 권씨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계좌추적을 하고 있으며 혐의가 드러나면 전원 소환 조사키로 했다.

한편 기무사는 최근 4,5년간 ‘국방중기계획’ ‘방위력개선사업’ 등 주요 군사기밀이 국내 무기중개상을 거쳐 외국 방위산업체에 유출되고 있는 점을 중시해 비밀문건 관리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키로 했다.

기무사는 지난해 10월 첨단정찰기 도입계획(일명 백두사업)과 관련된 기밀을 미국 업체에 넘긴 혐의로 백두사업 주미연락단장 이화수(李華秀·공사20기)대령 등 4명과 대북정보수집부대 1급 군무원인 권기대(權起大·예비역 육군준장)씨를 구속했다.

또 97년 4월에는 방위력개선사업 내용을 미국 업체에 유출시킨 포산기술산업대표 제임스 곽과 영관장교 등 3명이 적발됐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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