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단축 1만2천명 일시퇴직…초등교사 수급「비상」

  • 입력 1999년 3월 4일 19시 37분


초등교사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정년퇴직과 명예퇴직 등으로 교단을 떠나는 교사는 많은데 부족한 인원을 메울 교사 충원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신학기가 시작된 현재도 전국적으로 초등교사가 부족한 실정이지만 정년단축이 시행되는 2학기에는 부족현상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년단축으로 7천여명이 한꺼번에 퇴직하고 5천명 이상이 명예퇴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교사 부족으로 일선 초등학교에서는 영어 예체능 등의 교과전담교사를 담임교사로 전환하는 등 임시변통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마다 교과전담교사가 법정 인원에 훨씬 못미쳐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교과전담제도가 제구실을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과전담교사의 부족으로 담임교사들의 업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2월말 정년퇴직과 명예퇴직 등으로 초등교사 1천6백50여명이 교단을 떠났으나 지난해 12월 충원한 인원은 1천1백여명에 불과해 5백50여명이 부족한 상태다.

강원교육청의 경우도 2월말 4백24명이 퇴직했으나 충원한 인원은 2백70명에 불과했다.

다른 시도교육청도 사정은 비슷하다. 충남교육청은 2월 퇴직자와 8월말 퇴직 예상자를 감안해 지난해 임용시험 때 8백40명을 뽑을 계획이었으나 지원자가 적어 5백40명만 선발했다.

교육부는 2학기 때까지의 초등교사 부족인원을 5천여명으로 잡고 있으나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교사 부족현상으로 서울 K초등학교의 경우 3∼6학년까지 7.5명의 법정 교과전담교사가 필요하지만 현재 4명만 배치돼 있을 뿐이다. 이 결과 담임교사의 주당 수업시간이 31∼33시간으로 중고교의 1.5배 이상이나 되는 실정이다.

교육부는 4월 중 전국적으로 1천여명의 초등교사를 추가 임용하고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의 초등 교과전담교사 채용 △퇴직교사 초빙교사 등의 기간제 임용 등으로 부족 인원을 메울 계획이다.

또 각 시도교육청은 비상시 전국적으로 1만1천여명의 교과전담교사를 담임교사로 전환한다는 내부대책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초등교사 추가 임용시험시 지방의 유능한 교사들이 대도시로 빠져나가 지역간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진녕·홍성철기자〉jinn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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