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거액 뜯은 ‘찰거머리 부부공갈단’붙잡혀

  • 입력 1999년 1월 4일 19시 59분


아내와 불륜관계를 맺은 유부남을 상대로 20년 동안 거액을 뜯어온 ‘찰거머리 부부공갈단’이 검찰에 붙잡혔다.

서울지검 남부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박윤환·朴允煥)에 의해 4일 구속기소된 이종돈씨(58·무직·경기 안산시 이동)는 79년 5월 유부남 김모씨(62·사업)와 자신의 부인 차복자씨(50·구속)간의 불륜현장을 덮친 뒤 불륜폭로를 미끼로 지난해 12월까지 20년동안 수백회에 걸쳐 3억5천7백여만원을 뜯어낸 혐의다.

김씨는 검찰에서 “돈을 뜯기다 못해 97년 1월 서울지검 북부지청에 이씨를 고소해 구속시켰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남편이 구속되자 부인 차씨가 김씨를 찾아와 “남편이 옥살이를 하면 불륜을 폭로하고 반드시 보복하겠다”고 협박,합의서를 써줄 수밖에 없었고 이씨는 결국 돈을 한푼도 되돌려 주지 않은채 집행유예 4년을 받고 풀려났다는 것.

이씨는 석방 직후 김씨에게 전화를 걸어 “너 때문에 인생을 망쳤다. 나는 막가는 인생이다”고 협박하며 지난해 12월까지 모두 5천7백여만원을 추가로 빼앗았다.

그러나 이들의 이같은 행각은 지난해 12월말 또다른 피해자 이모씨(60·사업)의 고소로 덜미가 잡혔다.피해자 이씨는 97년 3월 차씨와 불륜관계를 맺은 뒤 이들 부부의 협박으로 지난해 12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3천3백여만원을 뜯겨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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