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해 전까지만 해도 우리와 함께 살았던 어머니. 우리는 같이 대둔산에 오르고 놀이공원에도 놀러 갔죠. 신탄진에서 벚꽃축제가 열리는 날, 꽃구경을 하면서 이만큼 살게 된 것이 믿어지지 않으신 듯 꿈이 아닌가 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우리 7남매를 먹여 살리려고 이마을 저마을 행상을 다니셨던 어머니. 언제나 별빛을 밟으며 지쳐 돌아오던 그 힘든 발걸음 소리가 지금도 귀에 쟁쟁합니다. 그렇게 일했어도 자식들을 혼자 힘으로 감당하기 어려워 보리죽을 먹을 때도 많았지만 저녁엔 꼭 밥을 해 주셨지요. 그렇게 자란 자식들이 장성해서 모두 교사가 되었습니다. 어머니. 제가 근무하던 학교에서 우연히 바라본 당신의 모습이 기억납니다. 두살난 가을이를 업고 세살난 여울이의 손을 잡고 장을 보러 가던 당신의 환한 모습…. 그때가 당신께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최정숙(대전 서구 만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