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택동에 보내는 김일성편지 공개…유엔한국참전국聯 입수

입력 1998-09-30 19:32수정 2009-09-25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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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들이) 시간 여유를 주지않고 계속 진공하여 38도선을 넘게 되면 우리 자체의 힘으로는 이 위기를 극복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당신에게 특별한 원조를 요구합니다.’

50년 10월 1일 김일성과 박헌영이 공동명의로 마오쩌둥(毛澤東)에게 보낸 편지의 전문이 48년만에 서울에서 공개됐다.

A3크기 용지 2장에 한글로 빽빽히 쓰인 이 편지는 중공군의 직접적인 군사원조를 절박하게 호소하는 내용이다.

이 편지는 중국 단둥(丹東)시 항미원조기념관에 전시중인 것을 유엔 한국참전국연합회(회장 지갑종·池甲鍾)가 입수해 동아일보사에 제공했다.

‘존경하는 마오쩌둥 동지 앞’으로 시작되는 이 편지는 ‘남반부의 우리 인민군 부대들이 북반부로 부터 차단되고 일부는 여러 토막으로 차단되었습니다. 우리 군부대들은 무기와 탄약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고 일부는 적에게 포위되어 있는 형편입니다’라며 유엔군의 인천상륙(9월 16일) 이후 패전위기에 처한 북한군의 전황을 설명하고 있다.

또 ‘남반부에 있는 십여만의 인민군부대들을 작전상 유리한 일정한 지역에 수습 집결하며 또한 전인민을 총무장 하여서까지 장기전을 계속할 모든 대책을 강구 실시합니다’라며 빨치산 투쟁의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국내 연구자들은 특히 편지의 끝 부분에 주목했다.

‘적군이 38도선 이북을 침공하게 될 때에는 약속한 바와 같이 중국인민군의 직접 출동이 절대로 필요하게 됩니다.’

세종연구소 안보정책연구실 김영호(金暎浩·39)박사는 “‘약속한 바와 같이’는 김일성과 마오쩌둥 사이에 전쟁원조 등에 관한 구체적 합의가 있었음을 강하게 암시한다”면서 “북한이 중국측에 참전을 요구한 사실이 문서로 확인됐다는데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지회장은 이 편지를 전쟁기념관등에도 제공해 일반에 전시할 계획이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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