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사정]이석희씨 「대선모금」에 부하동원

  • 입력 1998년 9월 11일 07시 39분


정치인 사정(司正)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은 10일 국세청의 대선자금 불법모금 사건에 임채주(林采柱)전청장과 이석희(李碩熙)전차장 외에도 국세청 직원이 동원된 사실을 밝혀내고 국세청 직원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또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이상희(李祥羲)의원을 7일 극비리에 소환해 조사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명재·李明載검사장)는 이전차장의 지시에 따라 차명계좌를 개설하고 돈을 입출금한 국세청 직원 S씨를 최근 극비리에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대선자금 모금대상 기업의 선정 등에 동원된 국세청 직원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전차장 등이 공기업 및 사기업을 통해 모은 대선자금 가운데 현재까지 확인된 56억원중 9억원을 한나라당에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한나라당 김태원(金兌原)전재정국장이 한나라당의 대선자금 불법모금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고 판단해 김전국장을 수배하고 출국금지했다.

검찰은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의원 명의의 계좌에서 인출된 1백만원권 수표 4억원이 한나라당 당원 20여명에게 유입된 것을 확인, 이들중 두명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2차 소환에 불응한 서의원에 대해 11일 오전 10시에 출두할 것을 요구하는 3차 소환장을 보냈다.

▼이상희▼

서울지검은 10일 이의원을 7일밤 소환해 11층 특별조사실에서 조사했다고 밝혔다. 정치권 사정수사와 관련해 현역의원이 소환된 것은 처음이다. 검찰은 이의원 소환을 계기로 현역의원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의원이 지난해 2월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첨단게임산업협회(KESA)회장으로 있으면서 KESA전시회 경비 명목으로 삼성전자와 데이콤 등 7개 업체로부터 2억원을 거둔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의원이 당시 KESA임원들과 업체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반(半)강제적으로 돈을 거뒀으며 이 돈의 대부분을 자신이 총재로 있는 한국우주정보소년단 전시회 경비에 사용하고 일부는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업체관계자들도 모두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이의원에게 기부금품모집규제법 등을 적용,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이수형·하태원기자〉soo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