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戰 북한군 주력탱크 「T34전차」 전국 순회전시

  • 입력 1998년 9월 8일 19시 45분


‘맨주먹 붉은 피로 막아야 했던 전차.’

최근 경남 사천군 안보전시관에는 녹슨 구 소련제 T34 전차 1대가 전시돼 있다.

현대의 무기체계에선 ‘고철덩어리’에 불과한 전차이지만 50년 6·25전쟁 때는 위력을 발휘했다. 당시 북한군의 주력무기로 2백42대가 공격에 나섰다. 전차는 물론 대전차(對戰車)무기조차 없던 우리 군은 육탄(肉彈)으로 이 전차에 맞섰고 숱한 희생이 날 수밖에 없었다.

이 전차는 그동안 육군이 50년대 중반 금강 모래밭에서 망가진 전차 1대를 파내 육군사관학교에 전시중인 것을 제외하고는 국내에 남아있지 않았다. 그러던중 지난해 유엔한국참전국협회(회장 지갑종·池甲鍾·72)에 한 미군 참전용사로부터 중국 만주의 한 야적장에서 T34 전차를 발견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협회측은 사실 확인에 나서 중국 전사가(戰史家)로부터 이 전차가 51년부터 2년간 한국전쟁에 참가한 전차라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지회장은 “이 ‘쇳덩어리’ 하나 없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 지를 후세에게 알리고 풀어진 안보의식을 되세우는 계기로 삼고 싶었다”고 반입 이유를 설명했다.

이 전차는 4월말 부품상태로 국내에 들어왔으나 삼성항공 기술진이 몇달 동안의 작업끝에 재조립해 현재는 정상운행이 가능하다. 이 전차는 전국에 순회전시되며 2000년 한국전쟁 발발 50주년 기념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낼 예정.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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