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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6월 23일 19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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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사고는 대개 수중에서 일어나고 많은 경우 핵잠수함으로 인한 사고여서 그 주인공인 미국과 구소련 등 강대국들이 이를 암묵적으로 감춰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국 영해가 아니라 타국의 영해에서 벌어진 활동에 대해선 더욱 쉬쉬해온 탓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83년6월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해역에서 구소련과 중국의 원자력잠수함이 충돌, 중국잠수함이 침몰하는 바람에 승무원 70명 전원이 사망했던 사고.
95년 도쿄신문이 러시아해군의 잠수함 충돌사고 보고서를 인용해 당시 소련의 빅터3급 핵잠수함 K324호와 중국의 한(HAN)급 핵잠수함이 충돌해 발생했다고 폭로했다.
86년 대서양 버뮤다해역에서 구소련의 양키1급 잠수함 K219호가 침몰한 이유는 미국의 핵잠수함과 충돌, 핵미사일의 연료에 바닷물이 침투해 화학작용으로 폭발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유사시 미국 본토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할 임무를 띤 K219호와 이를 저지하는 역할을 맡은 미국의 공격형 잠수함 오거스타가 어뢰발사준비 상태에서 서로 쫓고 쫓기는 과정에서 충돌사고가 발생했다는 것.
사고 당시 모스크바주재 미국대사관과 K219잠수함 승무원 생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지난해 발간된 ‘적대적 바다(Hostile Water)’라는 책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92년2월 베링해 인근 소련 잠수함기지를 정찰하던 미국의 로스앤젤레스급 핵잠수함 바톤 루즈와 소련의 시에라급 핵공격잠수함 바라쿠다가 충돌한 사고도 있었다. 하지만 그 자세한 상황은 아직도 ‘1급비밀’로 분류돼 있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