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딱따구리 일가족,서울 도심에 둥지틀어

  • 입력 1998년 5월 29일 19시 39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수도전기공고 교정 안의 나무 전신주에 오색딱따구리 4마리가 살고 있는 것이 29일 확인됐다.

과거 한국전력이 세운 뒤 학교측이 실습용으로 사용하다 이제는 기둥만 남은 8개의 전신주중 1개에 딱따구리 가족이 ‘몰래’ 보금자리를 튼 것. 이 ‘아지트’는 학교측이 최근 교내 조경사업을 위해 전신주 주변에 있던 나무 7,8그루를 베어내면서 노출됐다.

딱따구리 가족이 둥지를 튼 곳은 전주가 썩지 않도록 기름이 칠해져 있고 주변에 도로가 지나 매연이 심한데다 학생들이 저녁 늦게까지 용접을 하는 등 주변 환경이 좋지 않은 곳.

조류학자들은 “조건은 열악하지만 천적이 적고 학교 주위에 나무숲이 울창해 둥지를 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딱따구리 가족은 사람들에 노출됐지만 아직은 보금자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 어린 새끼가 날갯짓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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