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시라크 「고속철기술 세일즈」…『토목공사 협력희망』

  • 입력 1998년 4월 4일 20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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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고속철도 토목공사 협력을 제안한 배경에는 단순한 협력을 넘어 자국 기술을 세일즈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라크 대통령은 4일 제2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중 김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고속철도 토목공사에도 기술협력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프랑스는 고속철도의 기반이 되는 토목공사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필요하다면 협력하겠다”며 “한국 토목공사는 예상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건설교통부와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국내 고속철도 건설 초기부터 토목공사에 참여해온 프랑스가 계약 종료가 임박하자 추가 계약을 노리는 것으로 분석했다.

프랑스 국영철도회사(SSF)의 자회사인 시스트라가 94년부터 4년간 두차례에 걸쳐 고속철도건설의 설계 수정과 노반 공사 등을 지원하면서 2백50억원을 받았다.

공단측은 시스트라가 5월로 2차계약이 만료돼 손을 떼게 될 것을 대통령까지 나서 5월 이후에도 계속 공사에 참여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했다.

공단 관계자는 “경사도 안정과 노반 배수 등 대부분 토목공사는 우리 기술로도 할 수 있다”면서 “다만 교량의 특수구조물 등 우리가 할 수 없는 일부분만 협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도 “대통령의 정확한 의도는 차후에 밝혀질 일”이라며 “프랑스가 기술제공 차원에서 무료로 토목기술 분야에 참여한다면 얼마든지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이 진·황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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