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대공원 호랑이 청아-백두,마침내 사랑맺고 부부돼

  • 입력 1998년 4월 4일 19시 12분


‘싱그러운 봄기운이 얼어붙은 청아의 마음을 녹였을까.’

과천서울대공원 호랑이 백두(9년생·2백80㎏)가 마침내 처녀호랑이 청아(8년생·1백70㎏)의 춘심(春心)을 사로잡았다.

95년 이후 3년을 공들여온 백두의 삼고초려(三顧草廬)가 마침내 결실을 본 것.

이들이 첫날밤을 보낸 지난달 30일. 대공원관계자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자정까지 비상대기를 했다. ‘수청’을 거부한 데 대한 앙심으로 청아를 물어죽일지도 모르는 백두를 저지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두마리 호랑이는 ‘관객’의 시선이 너무 따가웠는지 ‘구체적’인 사랑은 하지 않고 계속 우리를 빙빙 돌기만 했다.

어려서부터 청아를 돌봐온 김영근(金榮根)사육과장은 예비 호랑이부부에게 그들만의 시간을 주기로 결정하고 호랑이 굴을 떠났다.다음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호랑이 굴을 찾은 관계자들은 ‘만세’를 불렀다.

이미 부부의 의식을 치른 것으로 확실시되는 호랑이 부부가 서로의 몸을 핥아주거나 얼굴을 비비는 등 ‘진한’ 애정표시를 하고 있었기 때문.

〈하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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