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추적권 추진 안팎]「감사원 칼」에 날개 달까

입력 1998-03-15 20:23수정 2009-09-2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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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공무원 비리를 캐기 위해 금융기관 예금계좌 추적권을 직무감찰에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자 검찰 등이 반발하고 나서 그 실현여부가 주목된다.

감사원은 그동안 감사대상 공무원들이 뇌물을 받은 심증은 있되 구체적 물증을 확보하지 못해 비리를 못 밝혀낸 사례가 적지 않아 개인계좌추적의 필요성을 절감해 왔다.

업무상 비리와 관련, 구체적 내용을 담은 제보나 투서가 들어오더라도 공직자 본인의 동의가 없으면 계좌추적을 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

감사원은 최근 외환위기 특감에서도 옛 재정경제원의 일부 간부들이 종금사 등에서 뇌물을 받았을 것이란 정황증거를 확보하고도 입증할 방법이 없어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93년8월 금융실명제 실시 전에는 비리혐의 공직자에 대한 계좌추적이 가능했었다.

감사원은 앞으로 감사원법을 개정하면서 계좌추적권 보유도 포함시킬 방침인데 포괄적 계좌추적이 어려우면 비리혐의가 명백한 경우 등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도 무방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찰과 행정부처에서는 감사원의 계좌추적권 부활을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는 앞으로 권한싸움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대검중수부의 한 관계자는 “감사원이 계좌추적권을 갖게 되면 수사권도 함께 행사하게 된다”며 “그럴 경우 검찰과 업무영역에서 많은 마찰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부처 공무원들은 “감사원이 공무원비리 의심이 조금이라도 들면 계좌추적에 들어갈 것이며 그러면 공직사회는 흔들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 문제는 한승헌(韓勝憲)감사원장서리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만큼 어떻게든 대통령을 설득해 계좌추적권을 갖게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양기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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