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급증 1백만명 육박…3,323개社 도산 사상최대

  • 입력 1998년 2월 27일 20시 07분


지난 1월에 실업자는 1백만명에 육박하고 제조업 설비는 30% 이상이 가동을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자 가운데 24만명은 작년2월 이후 실직당한 사람들이다.

이달중 도산한 기업은 월간 사상최대인 3천3백23개로 집계됐다.

물가는 뛰고 구매력은 떨어져 소비가 격감하고, 팔리지 않으니 생산과 투자가 동시에 줄고, 기업이 빈사상태이니 실업이 늘고, 그러다보니 또 소비가 더욱 감소하는 경제위축의 악순환이 심화하고 있다. 실물경기의 마비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것.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중 산업동향에 따르면 실업자는 93만4천명으로 전달에 비해 27만6천명, 작년 1월에 비해 38만3천명이 늘었다.

실업률은 87년 2월(5%) 이후 최고치인 4.5%로 전달(3.1%)보다 1.4%포인트, 작년 1월(2.6%)보다 1.9%포인트나 높아졌다.

1월중 실업률의 계절조정치는 4.1%로 1년전(2.3%)보다 1.8%포인트 높아졌다.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한 거시경제지표에 따른 올해 전망치(실업자 1백만명, 실업률 5%)에 일찌감치 근접하고 있는 것.

이는 그나마 구직을 포기한 사람이 늘어 실업률 집계의 기준이 되는 경제활동인구가 1월중 2천64만5천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30만3천명 줄어든 가운데 나타난 수치다.

더구나 정리해고의 본격화가 예고된 가운데 각 사업장에서 감원선풍이 불고 있어 실업대란(大亂)이 급속하게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1월중의 취업자는 1천9백71만1천명으로 1년전에 비해 68만6천명이 줄었다.

한편 1월중 산업생산은 작년 1월에 비해 10.3% 줄어 54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68.3%로 이 부문의 통계조사가 시작된 71년 이후 처음으로 70%대가 무너졌다.

60%대의 제조업 가동률은 더구나 생산능력이 71년이후 처음으로 작년 동기보다 0.4% 줄어든 가운데 나타난 것이어서 생산위축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소비도 급격하게 얼어붙어 도소매판매가 작년 동기보다 8.7% 줄고 내수용 소비재출하도 18.6% 감소했다.

투자부문도 1년전에 비해 국내기계 수주가 31.1%, 기계류 수입은 47.3%, 국내건설 수주는 19.3%, 건축허가 면적은 16.8%가 각각 줄었다.

앞으로 7개월간의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는 전달에 비해 3% 줄어 70년 지수작성 이후 최대의 감소폭을 나타냈다. 그만큼 경기전망이 어둡다는 뜻.

<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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