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고향 하의도표정]『덩실 덩실』 축제의 섬

  • 입력 1998년 2월 25일 20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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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해의 외딴섬 전남 신안군 하의도(荷衣島).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25일 이 작은 섬에는 온종일 감격의 물결이 이어졌다.

집집마다 태극기가 나부꼈고 마을 곳곳에 ‘김대중 만세 하의도 만세’ ‘김대중대통령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란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24일 마을주민 53명이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로 떠나면서 ‘하의도 축제’는 달아올랐다. 마을단위로 떡 과일 술 등을 정성껏 준비했다.

25일 아침 주민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징 장구 꽹과리를 두들기며 김대통령의 모교인 하의초등학교로 모여들었다.강당에 마련된 TV로 김대통령의 취임선서를 지켜본 1천여 주민들은 “고난의 인동초(忍冬草)가 비로소 꽃망울을 터뜨렸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주민들은 취임식 중계가 끝난뒤 만국기로 뒤덮인 운동장에 나와 김대통령의 초등학교 1년후배인 송관흠(宋寬欽·72)씨의 선창에 따라 ‘대통령 만세’를 외친 뒤 풍물놀이를 시작했다.

대통령 취임식에 맞춰 하의도를 찾은 대구 복지노인대학 회원대표가 이 자리에서 하의도면사무소에 대형벽시계를 전달한 뒤 “김대통령 취임으로 이제 영호남 화합의 물꼬가 트였다”고 말하자 주민들은 열렬한 박수로 화답했다.

풍물놀이에 앞서 하의중학교 2학년 송수정(宋秀晶·14)양은 ‘대통령께 드리는 글’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어려움을 맞고 있습니다. 그동안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보여주신 굳은 의지와 결단력으로 국가를 위기에서 구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한편 23일 부친상을 당한 하의면 웅곡리 강진욱씨(29)는 “취임식을 감안해 발인을 하루 연기했다”며 “선친도 그 뜻을 헤아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의도〓정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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