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주최 엘니뇨 워크숍]변덕스러운 겨울 전망

  • 입력 1997년 11월 12일 19시 50분


금세기 최악의 엘니뇨 현상으로 올해 우리나라의 겨울날씨가 변화무쌍한 기온변화 속에 이상난동을 보이고 강수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쳐 난방제품을 중심으로 한 「겨울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며 병충해가 성행해 내년 농사에도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문승의(文勝義)기상청장은 12일 기상청주최로 열린 「엘니뇨 워크숍」에서 『엘니뇨의 영향으로 올 겨울은 따뜻하고 기온변화가 심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정부차원의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엘니뇨로 인한 농업 및 산업적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청장은 9월이후 남부지방의 가뭄과 10월말에 나타난 한파 등을 엘니뇨의 영향으로 꼽았다. 기상청 기상연구소는 이와 관련, 올해 발생한 엘니뇨가 우리나라의 기후변화(강수량 및 기온)에 20∼30%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영향으로 열대야 현상이 8월말에 생기는가 하면 보통 9월초에 전선대를 동반하며 나타나는 가을 우기가 종적을 감추고 9월1일에는 대구지방의 낮기온이 섭씨 36.4도까지 치솟았다. 또 초가을인 10월21일에도 대구지방의 기온이 30도를 넘는 고온현상이 나타났으며 11월 들어서도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12일 전국적으로 약간의 비가 내렸지만 남부지방에서는 그동안 한달이상 비 한방울 구경한 적이 없을 정도로 지난 9월이후 가을가뭄이 심각했다. 기상청이 지난 6월중순부터 서울과 대구의 하루 평균기온을 평년과 비교해본 결과 고온과 저온현상이 규칙적이지는 않지만 10∼20일 주기로 나타났으며 10월중순부터 11월 상순까진 평년보다 8도 가량 높다가 다시 8도 가량 낮은 분포로 떨어져 기온변화폭이 ±8도나 됐다. 기상청은 여름더위를 몰고오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 후퇴하지 않고 우리나라에 전선대를 형성하는 것은 늦가을에 찾아볼 수 없는 기현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서울대 대기과학과 강인식(康仁植)교수도 이날 워크숍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한반도에서 6년 주기로 바뀌는 기온변화는 엘니뇨와 1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엘니뇨는 특히 여름철 아시아 몬순(계절풍)의 강도를 약화시키고 있는 만큼 몬순의 영향을 받는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몬순이 약화될 경우 겨울철에는 고온현상이, 여름철에는 저온현상이 나타나고 장마전선이 늦게 형성되거나 일찍 소멸해 농작물 피해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엘니뇨는 기압계의 흐름을 막아 저기압이 오래 머물 경우는 집중폭우, 고기압이 머물 경우는 심한 가뭄을 일으킨다는 설명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지난 봄부터 발달하기 시작한 엘니뇨가 10월 들어 잠시 수그러들었으나 내년 4월까지 계속돼 지구 전체적으로 기상재앙을 몰고오면서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최수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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