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김은희/분유회사 무차별 홍보물 배달 자제해야

  • 입력 1997년 11월 12일 08시 58분


우리 부부는 아이들을 좋아하기에 아이에 대한 집착 또한 남다르다. 결혼 후 첫 임신을 하고 열심히 병원에 다녔지만 산달에 사고로 아기를 잃고 말았다. 얼굴도 보지 못한 아기였기에 우리 부부의 상심 또한 컸다. 그런데 어떻게 정보를 얻었는지 분유회사로부터 「아기의 탄생을 축하합니다」란 엽서나 「아기는 어떻게 키우는가」 등의 책자들이 수없이 날아들었다. 그때마다 잃어버린 아기를 떠올리고는 조롱당하는 기분에 눈물을 흘렸다. 지난 6월 가까운 동네병원에서 또 임신을 확인했다. 하지만 얼마전 자연유산이 됐다. 한밤중이어서 종합병원 응급실로 실려가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며칠전 또 M유업으로부터 「순산의 비결과 기형아 예방」 등 책자와 분유선전물, 임산부를 위한 어머니교실 안내 등이 날아들었다. 또 한번 비참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임신을 해도 아이를 낳지 못하는 가슴아픈 엄마들이 많다. 산부인과에서 정보를 얻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자세히 확인하지도 않고 무책임하게 홍보물을 보내는 무신경이 많은 사람들에게 가슴아픈 상처를 되새기게 해준다는 사실을 상상이라도 해봤는지 묻고 싶다. 김은희(경기 의왕시 내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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