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1심 공판]형량보다 「조세포탈」인정 촉각

  • 입력 1997년 10월 11일 19시 59분


13일로 예정된 김현철(金賢哲)피고인의 1심선고 공판을 앞두고 11일 검찰과 변호인은 김피고인의 유무죄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반면 법원은 일찌감치 선고형량을 정한 뒤 판결문 작성에 막바지 심혈을 기울이는 등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다. ○…담당재판부인 서울지법 형사합의 30부는 11일 손지열(孫智烈)부장판사와 박이규(朴二奎)주심판사 등이 출근해 판결문을 최종 손질하고 재판 준비상황을 점검. 재판부는 이미 김피고인에 대한 검찰구형이 있었던 지난달 22일경 손부장판사와 나머지 2명의 배석판사가 모여 쟁점사항 등에 대한 기본입장을 정리했다고. ○…재판부 관계자는 선고결과와 관련해 『김피고인 등 관계자들이 쉽게 수긍할지 모르겠다』고 말해 일단 유죄가능성을 시사. 특히 유무죄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조세포탈 부분과 관련, 재판부가 『이번 사건과 똑같지는 않지만 참고할 만한 외국판례가 많이 있었다』고 밝힌 점도 이를 뒷받침. 그러나 알선수재혐의 가운데 김피고인이 두양그룹 김덕영(金德永)회장의 송사에 개입한 뒤 돈을 받았다는 부분은 유죄가 인정될 경우 사법부의 입장이 난처하게 된다는 점에서 재판부가 어떤 판결을 내릴지 관심. ○…10일 오후 서울구치소에서 김피고인을 면회한 여상규(余尙奎)변호사는 『김피고인은 현재 담담한 심정으로 선고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아쉬움이 남지만 할 말은 다했으며 알선수재와 조세포탈 모두 무죄가 날 것을 확신한다』고 전망. 그는 『조세포탈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 뿐만 아니라 모든 정치인들의 정치자금이 문제될 것』이라며 『법리적 문제도 있지만 정치현실상 유죄인정은 무리다』라고 주장. ○…김피고인에게 징역 7년을 구형한 검찰은 김피고인이 받게 될 선고형량보다는 기업에서 활동비 명목으로 받은 돈에 대한 조세포탈죄 인정여부에 더욱 신경쓰는 모습. 김대중총재의 비자금의혹에 대한 수사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돼있는 시점에서 조세포탈부분에 대한 선고결과가 수사착수여부에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 〈이호갑·신석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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