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교사 꿈꾸는 日노다]『한글 배울수록 재미 솔솔』

  • 입력 1997년 10월 8일 19시 52분


7일 오후 9시경 불을 밝힌 서울대 사범대의 한 강의실.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된 「한국어교육 지도자 과정」(주임교수 박갑수·朴甲洙)의 수업이 한창이었다. 소형 녹음기를 책상에 올려 놓고 40여명의 수강생속에 끼여 수업에 열중하고 있는 일본인 노다 아키코(野田晶子·24·사진).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가 되고 싶어 한국을 찾은 그는 일본의 한 중학교교사의 맏딸로 대학시절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됐다. 『제2외국어를 선택할 때 「그저 쉬울 것 같아서」 한국어를 택했습니다. 그 선택이 제 인생 행로를 결정하게 될 줄은 저도 몰랐죠』 93년 한국땅을 처음 밟고 나흘간 경주와 부산을 여행하며 한국의 문화적 깊이를 새삼스레 느끼게 된 노다는 95년 3월 대학졸업과 함께 바로 현해탄을 건너왔다. 그러나 한국어 교사를 양성하는 기관을 찾을 수 없어 먼저 한국의 역사적 배경을 배우려고 성신여대 대학원에 입학, 사학을 전공했다. 그러던 중 올해 초 서울대에 개설된 한국어교육 지도자과정에 지원, 6대1의 경쟁을 뚫고 유일한 외국인으로 모집 인원 47명 중에 들었다. 『한국말 중에서 「우리」라는 단어를 참 좋아합니다. 「우리 집」 「우리 말」 「우리 나라」 등의 「우리」라는 단어속에 한국인의 일체감과 단결 의식이 배어있는 것 같아서요』 아직은 「아쉽다」와 「안타깝다」가 혼동되고 「그림의 떡」같은 표현을 쓰기가 쑥스럽지만 『한국말은 배울수록 깊이가 있어 새로운 재미가 있다』고 그는 말한다. 요즘 일본의 대학과 고교 등에서 한국어 강좌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소개한 노다는 월드컵축구 이야기로 말을 맺었다. 『제게서 한국어를 배운 일본사람들이 늘어나면 이번 월드컵축구 한일전에서 양 국민이 보였던 감정적인 대립과 고정관념은 많이 해소될 수 있겠죠』 〈김경달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