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소녀 바야르마,한국봉사팀 도움받아 다리수술

  • 입력 1997년 9월 30일 08시 51분


『바이를치 바인(너무 기뻐요)』 29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몽골 소녀 락그화 바야르마(12)는 목발을 짚고 걸어다니게 된 자신의 다리가 믿어지지 않는 듯 몇번을 쓰다듬었다. 바야르마는 지난해 몽골 대화재때 화상을 입은 뒤 치료를 받지 못해 장애인이 될 뻔했던 소녀. 지난 여름 몽골에 봉사활동을 간 한국의료팀의 도움으로 한국으로 와 두차례 수술을 받고 현재 재활훈련을 받고 있다. 96년 4월. 대초원에서 시작된 화마는 바람을 타고 몽골 동쪽 도르노트아이막 지역 바야르마의 집에 덮쳐들었다. 놀라서 집 밖으로 뛰쳐나가던 바야르마는 동생과 부딪치면서 물이 끓고 있던 화덕으로 넘어졌다. 이후 아무런 치료를 받지 못하고 집안에 있던 바야르마는 왼쪽 무릎과 관절이 썩어들어가고 다리가 오그라들어 1년반 동안 「앉은뱅이」로 지내야 했다. 몽골 병원에서는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지난 7월초 의료봉사단이 어머니와 함께 진료소를 찾았을 때 바야르마의 다리에서는 아직도 피와 고름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바야르마는 8남매 중 일곱째. 올해초 트럭운전사인 아버지마저 뇌졸중으로 돌아가신 뒤 한달에 1만원가량의 연금으로 9식구가 사느라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한국이웃사랑회의 도움으로 8월22일 한국에 온 바야르마는 두차례의 수술끝에 목발을 짚고 일어설 수 있었다. 딸이 걷는 것을 보게 된 어머니 니나(45)는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한국 사람들이 너무 고맙습니다. 나중에라도 우리 딸이 커서 한국으로 돌아와 공부도 하고 한국을 위한 일을 해 은혜를 갚고 싶습니다』 바야르마는 『빨리 나아 몽골로 돌아가 친구들처럼 말을 타고 싶어요』라며 밝게 웃었다. 〈전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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